대출받으려 건넨 체크카드,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경우에도 처벌될까요?

인텔리콘 법률사무소 > 웹진  > 화제의 판결  > 대출받으려 건넨 체크카드,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경우에도 처벌될까요?

대출받으려 건넨 체크카드,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경우에도 처벌될까요?

최근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며 많은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대출광고를 보고 빚을 내기 위해 체크카드를 건넸는데 이 카드가 보이스피싱범죄에 사용된 경우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체크카드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쓰일 줄 모르고 준 것이라면 처벌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A씨는 대출광고 문자를 받고 신상정보를 모르는 B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대출을 문의했습니다. B씨는 “2000만 원 이상 대출이 가능하며, 이자 상환은 본인 계좌에 대출이자를 입금해 놓으면 체크카드를 이용해 출금 하겠다”며 대출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보내주면 대출을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A씨는 B씨의 요구에 따라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건넸고 그 이후 A씨가 빌려준 체크카드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됐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 6조 제3항 2호는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앞서 1심은 “A씨는 향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받을 것을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한 것”이라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은 나아가 “설령 A씨가 사건 당시 체크카드가 보이스피싱 등의 추가적인 범행에 사용되는 것임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행 성립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 병합된 A씨의 사기 혐의 등도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조항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대여’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말한다”면서 “여기에서 ‘대가’란 접근매체의 대여에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경제적 이익을 말하며, 이 때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자는 접근매체 대여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서 대법원은 “A씨는 대출금 및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성명불상자의 기망으로 체크카드를 교부했다”며 “A씨가 대출의 대가로 접근매체를 대여했다거나, 체크카드를 교부할 당시 그러한 인식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원심의 판단에 대해서 “그런데도 원심은 A씨가 성명불상자로부터 향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대가로 약속하고 성명불상자에게 접근매체를 대여한 것으로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는데, 이는 ‘대가를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 및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